2026년 8월 4일 화요일
에세이 드라이브 77기, 첫 번째 글감.
부릉부릉~
안녕하세요, 에세이 드라이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!
제가 얼마 전에 안경을 바꿨는데요, 회사에서 아무도 몰라봤습니다. 까만색 뿔테 안경에서 호피색 뿔테로 바꿨는데... 모양도 클래식한 안경에서 조금 더 빈티지한 모양으로 바꿨는데... 심지어 와이프 몰래 사서 회사에서만 끼고 있었는데... 같이 밥을 먹어도 아무도 언급 않는 무플한 상황에, 저는 새 안경을 낀 채로 귀가해서 와이프에게 이실직고 했죠. 이 세상에 한 사람이라도 나의 변화를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(?)이랄까요?
안경을 바꾼 지 2주 쯤 지났을까요. 업무 중에 모여서 간식을 먹는데 한 동료가 "과장님 안경 바꾸셨어요?"라고 하더군요. 저는 "나 참, 바꾼 지 2주나 됐어요! 아무도 모르던데요?"라고 하면서 반가운 핀잔을 쳤죠. 같이 있던 다른 동료는 조용히 간식을 집으며 "전 알고 있었어요. 말을 안 했을 뿐이지."라고 하네요. 만화에 나올 법한 장면 속에서 내향인에 대해 깊게 생각한 순간이었죠.
사실 제가 눈썰미가 좋다 보니 다른 사람의 변화를 잘 알아채는 편이긴 합니다. 그래서 모른 척도 자주 해야 하지만, 사회생활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곤 합니다. 변화가 보이눈 분에게 “혹시 ___ 바꾸셨어요?“ 하고 알랑방구를 끼곤 하죠. 일이라는 게 문제 해결이라면, 사회생활이라는 건 방구값으로 받는 거 아니겠습니까? 피식-하고 웃게 되면 그만 아닌가!
그러니까 일종의 분위기를 만드는 거죠. 어둡고 무거운 공기 속에서는 똑같은 얘기를 해도 안 풀리게 되니까요. 문득 제가 광고회사에 다니던 시절에 들었던 썰이 떠오릅니다. 카피라이팅 회의를 하는데, 연달아 하는데, 팀징님께서 좀 더 임팩트 있는 카피가 필요한 것 같다고, 점심 먹고 다시 회의하자라고 하셨는데요. 더 이상 나올 아이디어가 없었던 한 카피라이터는 오전에 제안한 카피의 폰트 크기를 키워서 제안했다고 합니다. 그랬더니 팀장님이 "이 카피가 왜 이제서야 나왔지? 이걸로 가자, 좋다!"라고 하셨다고 해요.
팀장님이 얼마나 맛있는 걸 드셨을지 감도 안 오죠? 그렇다면 알랑방구라는 것은 점심이 아니더라도 마음에 점을 뿡뿡 찍어버리는 거예요... 톡톡톡... 마음에 없는 소리를 하는 건 아니예요. 마음을 만드는 능력이 남다를 뿐,, 뿡뿡,, 여러분은 방구 좀 끼시나요? 아니면 주변 실력자의 이야기라도? 77기 첫 번째 글감은 [알랑방구]입니다.